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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늙은 부인이야말로 용취암에서 이십 년 동안이나 정양을 하면서, 바깔 세상의 일은 불문에 붙이고 살아

온 정기봉의 본부인이었다.왕년에는 무예계에서 이 부인을 수라수(修羅手) 담경영(譚瓊英)이라고 일

컬었다.정기봉으로서는 너무나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었다.자기의 본처 – 이십 년 동안이나 용취암에

서 세상 밖에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던 이 여자가 어떻게 오늘의 이 돌발 사고를 알아차리고 이 자리에

돌연 나타났을까?정여룡은 자기 모친의 모습을 보는 순간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생각하고 목청을 뽑아

소리를 질렀다.”어머니 ! 저를 좀 살려 주세요!”수라수 담경영이란 늙은 부인은 또 한 번 코웃음을 쳤

다.앙칼진 음성으로 정기봉을 추궁했다.”흥!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요?”성수신검 정기봉은 땅이 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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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 긴 한숨을 내쉬며 손을 들어 침상 위를 가리켰다.”저 것을 보구려 ! 이 짐승만도 못한 자식이 저

질러 놓은 짓이오!”수라수 담경영은 두 눈을 치떠서 침상 위를 살펴봤다.얇은 망사 휘장이 둘러쳐져

있지만, 이 늙은 부인의 시력은 보통이 아니었다.침상 위에 어떤 여자가 하나 잠들어서 누워 있다는

것을 대뜸 간파했다.앙칼진 음성으로 또 추궁했다.”저 여자는 누구예요?”성수신검 정기봉이 위엄 있

는 음성으로 크게 대답했다.”다섯째, 갈운낭이오!”수라수 담경영은 가슴이 선뜩한 모양이었으나 다

음 순간, 여전히 싸늘한 냉소를 터뜨렸다.”흥! 당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복이죠!”성수신검 정기

봉은 얼굴빛이 핼쑥하게 변하면서 벌컥 소리를 질렀다.”보복이라니? 그건 무슨‥‥‥?”수라수 담

경영은 갑자기 칼끝같이 뾰족한 음성으로 쏴 붙였다.”당신은 일평생 뭣을 하셨다는 거죠?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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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모르세요?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가지고, 헛된 명예욕에만 급급‥‥‥ 자식 하나 똑똑히 교

육을 시켜 놓지 못하셨으니 받아야 할 보복이 아니고 뭐예요?”성수신검 정기봉은 극도의 격분을

못 참아, 연방 괴상한 코웃음소리를 터뜨렸다.”흐흐흥! 여보시오! 그대는 나에게 훈시(訓示)를

하자는 거요? 서로 별거하자고 그대가 의견을 내놓았던 옛날에, 우리는 서로 굳은 약속을 하지

않았소? 피차간에 쌍방의 행동을 누구도 간섭하지 않기로‥‥‥ 내가 하는 일에 너무 지나친 간

섭은 삼가는 게 좋을 거요!”수라수 담경영이라는 늙은 부인은 왼손에 감고 있던 염주를 빙글

빙글 휘둘렀다.쉭쉭, 염주로 날카로운 음향을 퍼뜨리면서 발칵 소리를 질렀다.”애당초에 당신

은 이 염주를 두고 나에게 맹세하잖았어요? 어떤 실수나 잘못이건 세 번까지는 용서해 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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