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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났는지, 그것은 묻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소세옥은 여러 사람 중에서 천하

제일방의 일견사 허비 한 사람만을 알아볼 수 있었지만, 다른 여러 사람들의 태도와 눈초리에

서, 그들이 모조리 무예계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인물들임을 쉽사리 알아차렸다.물론 그들이

무슨 목적 때문에 여기 나타났다는 것도 소세옥은 즉각에 눈치챘다.화호 유사고 아가씨는 난

생 처음으로 이런 괴상한 인물들을 구경했다. 아리따운 얼굴이 해쓱하게 질려 가지고, 전신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아가씨는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어떤 한 사람도 자기네 스승과제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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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재빨리 간파했다. 그들 중의 누구이든, 섣불리

한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자기네목숨이 위태로워지리라는 사실도 잘 알아차렸다.아가씨는

무시무시한 광경 앞에, 오들오들 떨리는 몸을 소세옥의 몸에 의지하고, 들릴 듯 말 듯한 가느

다란 음성으로 속삭이듯 말했다.”저 사람들이 누군지 아시나요?”소세옥은 아가씨의 태도가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얼굴에는 그런 기색을 나타내지 않고 담담히 웃으며, 나지막

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생은 저 사람들 중에서 단지 한 사람을 알 뿐이오!””아신다는 사람

은 저들 중 어떤 사람 말씀이신가요?”소세옥은 여전히 태연 자약한 태도로, 손을 들어 오른

편 앞을 가리키며 언성을 더한층 낮추어서 대답했다.”음! 바로 저 사람이 천하제일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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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일견사라고 일컫는 허비란 자요!”화호 유사고 아가씨는 그 말을 듣자 대경 실색.

소리를 지를 듯하더니, 전신을 바르르 떨고 뒤로 발딱 나자빠지려고 했다.여자를 보호하고 싶

은 것은 남자의 천성이다. 소세옥은 뭣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팔을 뻗어 유사고 아가씨의 날

씬한 허리를 재빨리 껴안아서 나자빠지려는 것을 면하게 해주었다. 아가씨의 몸에서는 처

녀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체취가 강렬한 향수 냄새같이 왈칵 소세옥의 코를 찔렀다.소세

옥은 가슴속에 뭉클하고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유사고 아가씨의 몸

에서 풍기는 처녀로서의 독특한 향기가, 보통 여자와는 유난히 다른 매혹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퍼뜩 느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지금 이런 판국에서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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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니란 점을 깨닫자, 즉각에 본능적으로 손가락 하나를 뻗쳐서 아가씨의 허리께를 쿡

찔렀다.”아앗!”하는 소리와 함께, 유사고 아가씨는 곧 맑은 정신을 회복하고 천천히 고개를

쳐들었다. 얼굴에는 원한과 저주와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별안간 안간힘을 쓰면서 앙칼진

음성으로 속삭였다.”바로 저놈예요! 제가 오랫동안 찾고 있던 놈이 바로 저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