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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남겨 놓지, 어디 사람에게 털끝만치도 모르게 하는 수야 있습니까?””천하제일방의

방주란 사람을 잊어버렸소?””바로 무영객인가 하고 의심한단 말이오?””글쎄, 나는 혹시 그렇

지나 않은가 하고 내 나름으로 생각해 보는 것 뿐이오!”홍수노괴 한신은 별안간 얼굴빛이 백

지장처럼 핼쑥하게 변했다.괴상한 눈초리로 사방을 두리번두리번 휘둘러 봤다.수상쩍다는 생

각이 공포심으로 변했다.솔직히 말한다면, 청성파의 두 괴물 노인들은 그들 자신의 말과 같이 무

술에 있어서 일찍이 남에게 굴복해 본 일이 없었다고 뽐낼 뿐만 아니라 당대 육대 문파(門派)

의 영도자들이 자기네들 보다 지위가 한 급쯤 높다 하지만, 두 괴물 노인들은 이따위 영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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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쯤은 안중에도 없었다.그러나 천하제일방의 무영객이란 이름이 한 번 나오자, 가슴이 뜨끔

하지 않을 수 없었다.두 괴물 노인들은 무영객을 한 번도 대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일견사

허비의 무학(武學)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가지고도 천하제일방에서 일개 취우사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했을 때, 방주 무영객의 무술 실력이나 재간이 얼마나 놀라운 정도라는 것

은 불문 가지였다.그나 그뿐이랴.무영객이라는 명칭도 비록 괴상한 것은 아니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두 자를 별명으로 삼는 것을 보더라도, 누구나 그에게 대해서 일종의 형언키 어려운 신비

스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흑수천왕 영춘은 곁눈질을 해서 홍수노괴 한신의 눈치를

살폈다.”신영궁의 산형술이란 재간도 붉은 연기 같은 그림자라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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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기 때문에, 나는 혹시나 무영객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해본 거요!”홍수노괴는 별안간 코웃음을

쳤다.”흥! 만약에 정말 그자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한다면, 그것은 일개큰 방파의 방주로서는 정정

당당하지 못한 소행이군!”바로 이때, 계곡 쪽을 향하고 난데없이 요란스런 발자국 소리가 울려

퍼졌다.두 괴물 노인들은 고개를 돌이켜 힐끗 쳐다봤다.바로 청성파의 사대 호법사(護法使)라는

인물들이 나타난 것이었다.네 장정들이 푸른빛 도포에 붉은빛 신을 신고 천천히 계곡 어귀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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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고 있었다. 등에는 저마다 긴 칼을 멨고, 칼자루에 매달린 누런빛 술이 멋들어지게 바람에

휘날리는가 하는 순간에 그들은 이미 두 괴물 노인들 면전에 우뚝 섰다.두 괴물 노 인들은 청성파

에 있어서 사대 호법사들보다 높은 지위에 있었다.네 장정들은 일제히 두 괴물 노인들에게 두 손

을 맞잡아 흔들며 공손히 읍을 했다.왼편으로 앞장을 서 있는 장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