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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의 손을 쓰는 솜씨가 제아무리 빠르다 해도, 걸인 도사 역시 결코 만만한 존재는 아니다. 연비
의 손가락이 그의 옷자락을 스칠락말락하는 순간, 걸인 도사는 두 다리를 비칠비칠하더니 교묘하
고 날쌘 동작으로 상대방의 공세(攻勢)를 살짝 피해 버렸다.회오리바람처럼 전신을 빙글빙글 돌
리면서 고함을 질렀다.”요런 앙큼스런 도둑 녀석아! 네놈은 이 늙은 도사의 물건을 감쪽같이 훔쳐
가고, 또 나를 치겠다는 거냐? 나를 죽여 버리고 싶다는거냐?”이렇게 악을 쓰면서도, 걸인 도사
는 여전히 두 다리를 비칠비칠하면서 덤벼들려고 했다.연비는 걸인 도사의 경력이나, 출신이나
, 그 정체를 전혀 몰랐다. 그러나 방금, 그가 여인숙 심부름꾼 녀석을 공기돌 놀리듯 희롱하는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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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을 봤을 때, 벌써 이 늙은이가 풍진 세계를 일부러 희롱하고 다니는 심상치 않은 인물이라고
단정했다.그래서 남몰래 경계심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까닭 없이 섣불리 건드릴 필요가 없다
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늙은이가 선수를 써서 자기를 건드리고 덤벼들려고 하니 연비는 불끈
화가 치밀었다.냉소를 터뜨리며 호통을 쳤다.”헤헤헤! 늙은 것이 이 서방님에게 까닭 없이 시비
를 걸고 덤벼드는 것은 확실히 주책 없는 짓이란 말이야!”말을 마치는 순간, 연비의 일거 일동은
별안간 이상야릇해졌다. 두 발을 떼어 놓는 품이며, 팔을 뻗쳐서 주먹을 잔뜩 쥐고, 또 한편 손가
락을 쇠갈퀴처럼 꾸부리는 품이며‥‥‥그는 마침내 그의 사문(師門)의 절기(絶技)라는 십
팔금룡수(十八金龍手)의 수법을 사용하여 질풍 같은 속도로 손을 써서, 걸인 도사의 두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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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움켜잡아 버리려고 육박해 들어갔다.연비가 손을 쓰기 시작하는 찰나에, 걸인 도사는
“이쿠! 이놈이?”하고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마치 연기가 휘말리듯이 식탁 언저리를 슬쩍슬쩍
돌아다니면서, 입은 쉴 새 없이 목청이 터져라고 소리를 질렀다.”천하에 이런 억울한 일이 또
있느냔 말이다! 이 늙은 도사는 저놈한테 몽땅 도둑을 맞았는데‥‥‥ 저놈이 도리어 나를 치
겠다고 덤벼들다니? 사람 살리오! 사람 살려‥‥‥‥”걸인 도사가 이편에서 발악적으로 악
을 쓰고 있을 때, 저편에선 비천야차 유성이 벽안승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짐승처럼 울부
짖으며 맹렬한 장풍(掌風)을 발휘하여 노도(怒濤)가 맞부딪치듯 결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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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승의 두 눈에서는 더한층 새파란 광채가 매섭게 번쩍거렸다. 신권(神拳)이라 일컫는
그의 두 주먹은 우악스런 힘을 종횡 무진으로 발휘하여 보는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
대각사(大覺寺)가 소위 팔괘신권(八卦神拳)이라는 수법을 가지고 무예계에 두각을 나타
내고 있는 것은 결코 유명 무실한 것이 아니었다.이런 수법에다 칼도 무서워하지 않는 강철
같은 몸을 자랑하는 벽안승은, 온갖 재간을 발휘하여 맹공을 가하고 있는 것이었다.
비천야차 유성은 기막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