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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원을 순찰하고 감시하는 전 책임이 그에게 있는 것이다.밤!그것은 차츰차츰 천천히 다가들었다. 이경(更)이
가까와지자, 봉명장 안에는 죽음 같은 적막이 감돌고 있을 뿐이었다. 사람의 소리라고는 기침 소리 한 번
리는 법이 없고, 야경을 도는 북소리조차그쳐 버렸다.단지, 봉명루 지붕 꼭대기에 있는 금봉(金鳳)의 아가
리에 물린 야광주만이 어슴푸레한 광선을 발산하여 사방을 비춰 주고 있었다.이경이 지나고‥‥‥ 삼경
이 가까와 왔다.정여룡은 조바심이 나서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의기 양양한 웃음을 만면에 띠고 방안을 오락
가락, 밤이 깊어져서 인기척이 완전히 끊어지기만 죽도록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밤이 삼경이 되자, 정여룡
은 그 이상 더 참을 수 없었다.사실인즉 정여룡은 애당초부터 이날 밤에 아무 사고도 발생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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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흑해쌍마란 자들이 절대로 밤중에 다시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일부러 천수관음 손추평을 선동시켜서 방비를 든든히 하도록 봉명장 안을 긴장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은 것이다.천수관음 손추평도 아무 사고도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측하기는 했지만
, 장주 정기봉이 없고 보니 장의 전 책임을 자기가 져야 할 판이었다.만약에 방비를 게을리 했다가 사고
가 발생했을 때에는 자기의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두려움 때문에, 역시 사전에 방비를 든든히 하기로
하고, 정여룡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었다.정여룡은 이때, 그야말로 굶주렸던 짐승과 같이 치밀어 오르
는 식욕을 억제할 수 없었다.그는 둘째 장주이기 때문에, 거처하는 곳이 안채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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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난원은 바로 정기봉의 다섯째 시첩이 거처하는 건물과 마주 대하고 있었다. 거리가 지척지간에
불과한지라, 몇 번인지 몸을 훌쩍훌쩍 날려서 쏜살같이 난원 입구에 다다랐다.자기의 집안에서 정여
룡은 아무 것도 거리낄 것이 없었다.난원 담위로 바람처럼 단숨에 뛰어 올랐다. 발바닥을 담 위에 붙
일 사이도 없이, 날쌘 동작으로 즉각에 몸을 날려 뜰 한복판에 서 있는 굵직하고 높은 버드나무 가지
위로 날아 올라갔다.몸을 멈추고 사방을 휘둘러 봤다. 난원 안의 등불이란 등불은 모조리 꺼진 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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랬다.강주 아가씨와 계집종도 고단하게 잠들어 있음이 분명했다.정여룡은 회심의 미소를 만면에 떠
올렸다. 마음속으로 중얼댔다.’잘됐다! 오늘 낮에는 내가 얼떨결에 실수를 했다고 해서, 네년들이 나
를 실컷 놀려 먹었겠다! 헤헤헤‥‥‥ 인제는 이 젊은 장주님께서 네년을 실컷 희롱해야겠다!’그는 바
람처럼 가볍게 난원 뜰로 내려섰다. 몸을 한번 번쩍하는 순간 벌써 창문 아래 우뚝 버터고 섰다. 살며
시 귀를 기울이고, 숨소리를 죽여가며 방안의 동정을 살폈다.잠이 들어 쌔근쌔근 코를 고는 소리가
나지막히 들려 왔다. 손으로 창문을 슬쩍 밀쳐 봤다. 창문은 안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