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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정말 불쌍한데 ! 이렇게 젊은 나이에 처참하게 죽다니 ! 노인이 단혼지 수법을 써서야 죽였다면,
이 젊은 친구의 무술 실력도 대단했던 모양이구려?”봉랑자는 이렇게 말하면서, 땅바닥에 나자빠져 있
는 복면한 사나이의 곁으로 가까이 걸어가려고 했다.일견사 허비가 벌컥 소리를 질렀다.”봉랑자! 왜
이러는 거지?”봉랑자는 주춤하고 걸음을 멈추고 섰다. 여전히 웃는 낮으로 대꾸했다.”난, 저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보고 싶다는 것뿐이유!””그놈의 곁으로 가까이 가선 안 돼!””그거 참! 왜 이렇게 야단
을 친다는 거유? 누군지 한 번 봤댔자,그게 뭐 그다지 대단한 일이라구?””봉랑자까지 나를 대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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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 볼 작정인가?”봉랑자는 대뜸 두 손을 마구 흔들었다. 그러고 나서 또 한바탕 호들갑스럽게 깔
깔댔다.”오호호‥‥‥ 호호! 내가 그렇게 대담할 수 있수? 난 단혼지 맛을 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까‥‥‥‥””그런 줄 알면 됐어! 봉랑자는 오독지일(五毒之一)이라는 대단한 여자지만, 다른 사람
들은 무서워할지 모르나 이 노부는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 테지?””그야 물론‥‥‥”
봉랑자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나 같은 계집애의 재간이나 실력이 뭣이 대단하겠수?
허비 노인이야 안중에도 없을 게 아니겠수? 그렇지만‥‥‥‥””그렇지만 뭐란 말야?””노인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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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몸이 좀 불편하신 것 같은데‥‥‥ 내 말이 맞았죠?”일견사 허비는 깜짝 놀랐다.봉랑자가 이 자
리에 나타나면서부터 그는 부상을 입고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이 여자에게 눈치 채이지 않으려고
애썼다.세상에서 오독지일이라 일컫는 봉랑자가 이렇게도 눈치 빠른 여자인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어리둥절해서, 일부러 건성 웃음소리를 터뜨리고 대꾸했다.”허허허 ! 헛 ! 헛 ! 음식을 먹
게 좋지 않아서 설사를 좀 했지!””에그머니 ! 그래요? 호호호‥‥‥‥”봉랑자는 또 깔깔대 웃
고 나서야 다음 말을 했다.”그거 참 공교로운데 ! 그러나 참 잘됐군! 나도 뱃속이 좋지 않아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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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먹고 있는 판인데 노인께서두 내 약을 좀 잡수시겠수?”이렇게 말하면서 손을 품속에 집어 넣어
서 조그마한 종이 꾸러미를 꺼냈다. 그것을 풀어헤치고 가냘프고 매끈한 손을 그 속에 넣어서 약
한 봉지를 집어 냈다.허비를 보고 또 하는 말이,”억지로라도 잡숴 두시우! 내 이 약은 기막히게잘
듣거든! 한 번잡숫기만 하면 백만 가지 병이 깡그리 없어지구, 영원히 병을 모르게 될 것이유!”무예
계에서 오독이라 일컫는 존재들 중에서도 가장 악랄하고 지독한 인물이 바로 봉랑자였다.
일견사 허비가 봉랑자가 주는 약을 먹을 까닭이 없었다.그는 코웃음을 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