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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앞에 놓고 나란히 앉았다. 남자는 준수한 풍채에 말끔한 옷차림을 한 귀공자, 여자는 한 번 보는

남자면 누구나 가슴이 설레지 않고는 못 견딜 만큼 요염하게 생긴 절세미모의 젊은 아가씨.누가 보

나 한 쌍의 정다운 부부가 아니면, 죽자 사자 하는 연인들 같아 보였다. 정말, 천지 조화로 빚어진 한

쌍의 원앙새라고나 할까.이때, 소세옥은 대청 안의 여러 사람들 틈에서 누군가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뇌까리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저것 보지! 저 요사스런 계집년이 선비 차림의 청년에게 단번에 홀딱

반한 모양인데! 아이구, 하느님 맙소사! 저 계집애는 일단 한번 눈독을 들이면, 저승길까지 악착스

럽게 따라오는 매서운 요물이거든‥‥‥”또 다른 한 사람의 음성이, 몹시 부럽다는 듯이 전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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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소리를 중얼댔다.”헤헤헤! 이 세상에는 저렇게 염복(艶福)이 있는 청년도 있군! 나도 이만하면

어지간히 남에게 빠지는 얼굴은 아닌데‥‥‥ 저 계집애는 나 같은 놈은 안중에도 없다는 게지? 흥

! 저런 계집애가 나 같은 놈에게 한 번만 반해 준다면‥‥‥ 인생을 멋들어지게 살아 보다가 죽어

도 한이 없겠는데‥‥‥‥”이렇게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말소리들은, 너무나 낮은 음성이어서,

보통 사람의 청각의 힘으로는 들릴 둥 말 둥한 것이었다.무술의 특출한 단련을 받은 소세옥만은,

비범한 청각의 힘으로 그들의 수군대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횐 옷의 아가씨는 그것을 듣지

못했다.미모의 아가씨는 소세옥의 바로 옆에 자리잡고 앉자마자 곧 술과 안주를 시켰다.먼저, 곁

눈질을 해서 소세옥에게 추파를 던졌다.술잔을 들어서 한 모금을 홀짝홀짝 마시는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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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는 듣는 사람들의 구곡 간장이 녹을 것만 같이 간드러진 음성으로 또 한바탕 깔깔대고 웃

었다.그리고 감기 든 사람의 코먹은 음성같이 나지막한 비음(鼻音)으로 앙큼스럽게 물었다.

“선생께선 이 여인숙에 투숙하고 계신 분이신가요?”꾀꼬리가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것같이 상

냥하고도 간지러운 음성. 얼굴만 요염하게 생긴 게 아니라, 음성까지 듣는 남자들을 으스러뜨릴

것만 같이 매력이 넘치는 아가씨.소세옥은 일부러, 낮선 여자하고는 말 한 번 해본 일이 없는 시골

뜨기 같은 표정을 하고, 히죽이 웃으며 무뚝뚝한 대답을 한마디 했다.”그렇소!”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 고개를 천천히 수그려 버렸다.미모의 아가씨는 또 한 번 자지러지게 웃었다.”호호호‥‥‥ 여

보세요! 자기 집을 떠난 길손들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이나 마찬